뜬금없이 청첩장을 드리는 것에 대한 포스팅을 해 보려 함.
나는 청첩장을 드려야 하는 그룹이 대략
1) 회사
2) 친구
3) 그 외 지인
이었음.
1) 회사
우리 회사는 입사 선후배에 모두 청첩장을 드리는 것이 관례라
처음 뵙는 분께도 드리는 것, 그리고 많은 분께 드리는 것이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어찌저찌 해냈다........
지금이야 이렇게 담담히 얘기하지만
그때는 하루에 14km씩 걷는 대행군이었음ㅋㅋㅋ무려 2주간..
높은 분들은 자리에도 잘 안 계셔서 결국 드리는 데 실패(?)한 분도 계심.
이건 뭐 어차피 우리 회사에만 해당되는 내용이니 자세히 적지는 않겠지만
나름 팁(?)이 있으니 필요하신 분은 개인 문의 바랍니다ㅜㅜ
결혼식 해 보고 약간 후회되는 부분은 꼭 드려야 되는 분들 이외에는
그냥 안 드려도 됐을 것 같은 느낌..
항상 그렇지만 전통이나 관례는 지키기도 벗어나기도 참으로 어려운 것이다.
tip)
회사 분들께 청첩장을 드릴 때에는,
꼭,
어느 부서 누구라고 본인의 소속과 이름을 적어서 드리자. (처음으로 밑줄도 쳤다!!)
당연한 시민의 상식이지만
회사에서 본인 부모님 이름만 적힌 청첩장 몇 번 받아본 다음에는
노파심에 왠지 꼭 당부하고 싶은 것..
2) 친구, 지인
그룹으로 보는 것이 서로에게 좋았던 듯.
청첩장이 나오기 전에도 결혼 소식은 미리 알렸는데 매우 부끄러웠다!!^ㅁ^하하하핫
난 왜 대체 나의 결혼에도 익숙해지지 못하는 것이냐.
(이런 느낌)
모임 시간이야 의논해서 정하면 되고
청첩장 모임 장소는 항상 다음과 같은 의사 결정 과정을 거쳤다.
① 서로의 중간지점
② 장소는 내가 알아서 예약- 너무 시끄럽지 않고, 교통이 좋은 곳.
메뉴는 (나는 여자인 친구들이 많았기 때문에) 주로 깔끔한 음식. 파스타나 서양음식이 많았다.
방이 있으면 좋은데 가격과 교통을 모두 만족하기는 쉽지 않았다.
광화문이라면 디타워에 있는 음식점들과 센터원 블루밍가든 정도가 추천장소.
3) 잡담
사실 난 결혼준비를 통틀어 가장 어려웠던 게 청첩이었는데,
회사야 어차피 게시판에도 뜨니 상관없지만
연락을 자주 못 하던 친구/지인들에게는 대체 결혼소식을 알려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그들이 부담스러워하거나 언짢거나 불편해하면 어쩌지? 하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
남일일때는 결혼소식을 들으면 "응 결혼하는구나~축하해♡" 했고
결혼소식을 직접 못 듣고 나중에 전해들으면 "응 결혼했구나~축하해♡" 했는데
모든 사람이 나처럼 생각하는 건 아니므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나고 생각해보면,
그 동안 연락이 뜸했던 사람이라도
앞으로 연락할 일이 있을 사람이라면 결혼 소식을 알리는 게 서로에게 좋은 것 같다.
(이건 꼭 친구/지인이 아니라 회사사람도 포함)
꼭 결혼식에 와 주지는 못하더라도,
남을 통해서 듣게 되거나 오랜만에 연락했는데 결혼했다는 것을 알리지 않은 경우에는
섭섭함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ㅠㅠ
물론 결혼준비 할 때는 바빠서
미처 알리지 못하거나 깜박 빠트린 사람도 있고,
청첩장을 직접 못 주고 모바일로만 준 사람도 생기기 마련이지만.
지나고 보니 역시 안 한 것보다 한 게 후회가 덜 남는다ㅋㅋㅋ
오래 연락을 못 드린 분이라 결혼 소식을 알리지 않았는데
결혼 후 연락이 되면 진짜 곤란했다ㅠㅠ이걸 말씀을 드려말어..
그리고 왜 자신에게 알리지 않았냐는 얘기도 엄청 많이 들었음ㅠㅠ(이건 주로 거래처..ㅋ)
청첩장을 줬을 때 상대방이
'왜 친하지도 않은데 나한테 청첩장을 주지? 축의금을 내라는 건가?' 등등
부담을 느끼거나 불편해 할 수도 있지만 뭐 이런 건 어쨌든 상대방의 사정이고
그냥 나의 신변변화를 알린다는 느낌으로 생각하면
주는 사람 입장에서는 고민되는 곳은 일단 다 드리는 게 좋은 것 같다.
남자들은 보통 이렇게 하는 것 같다-_- 고민도 덜하겠지, 그들의 고민은 대체 뭘까....(?)
연락을 얼마나 자주 하든간에
그들에게 경조사는 당연히 알려주고 알림받고 상부상조 품앗이의 느낌인 듯(내 생각)
난 웬만하면 약속을 잡아서 직접 드리려고 노력했는데,
간혹 바쁠텐데 우편이나 모바일로 보내달라며 배려해주시는 분들도 계셨다.
만나주셔도 감사하고 받아주시는 것도 감사하죠.
아, 청첩은 진짜 어려웠다.
이 핑계로라도 오랜만에 모이고 얼굴 보고 축하받는 건 너무 즐거운 일이었지만,
바쁜 시점에 신경쓸 일들이 많았기 때문일까.
남들의 청첩장 모임이 훨씬 즐거웠어ㅋㅋㅋㅋㅋ
청첩장 돌리기만 생각해도
결혼은 참..ㅋㅋ쉽지 않은 일이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만 그런가?
어쨌든 이 과정을 거치고 나니 역지사지의 마음을
나에게 청첩장을 주겠다는 다른 사람들에게
(당연히 원래도 그랬지만) 더욱더 상냥하고 반갑게 응대하게 되었다는 것.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