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19) 양가 인사

W 2016. 6. 7. 20:38

난 왜 이 시간에 이걸 또 쓰고 있을까.. 싶지만 일단 쓴다.


(피자 냄새 때문에 집중이 안 된다는 핑계를 대 본다ㅋㅋㅋㅋ)


들어가기 전에 미리 사과의 말씀을..ㅜㅜ


모름지기 블로그라면 사진이 많아야 볼 맛이 날텐데

(최소한) 이 글에는 사진이 있을 턱이 없다ㅜㅠㅋㅋㅋㅋ


열정이 넘치는 파워블로거가 아닌 이상

양가 인사를 가서 사진을 찍을 의지는 갖기는 어려울 거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나요..?



어쨌든, 


약 일주일의 고뇌 끝에 OK를 하고

양가에 각자 인사를 가기로 했다. 


본가에 간 용이

"나 상반기에 결혼하겠음!" 이라고 선언(?) 했더니

부모님께서 

"????!!!! 일단 한번 데려와보렴" 이라고 하셨다고...


(당시 용 부모님의 마음이었을 듯..)


우리집은 오며가며 목격(?) 또는 짧은 만남을 가진 적은 있고

어쨌든 만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고 계셨는데

용은 본가에 사는 것도 아니고 말이 없는 편이라

과연 나란 사람의 존재는 아시는 것인가 의문이었으나....


(다행히 아셨던 것으로 나중에 밝혀짐..ㅋ)


일단 주말에 선물을 사들고 기차를 타고 갔다.

왕 긴장.


선물도 엄청 고민이었다.

근거리가 아니니 신선도도 고려해야 하고 

먹는 거라면 맛도 있어야 하고 보기에도 예뻐야 하고!

너무 많으면 두 분이 드시기도 쉽지 않고

그리고 너무 무거우면 내가 들고 가기 어렵고....ㅋ


여러 가지 품목을 고민했는데 어쨌든 결정한 것은 이것이다!


~압구정 공주떡집~ 흑임자인절미+영양떡 1/2씩


(사진: 압구정공주떡집 홈페이지)



떡으로 정한 다음에 서울에서 유명하다는 떡집은 다 찾아봤는데

(리스트도 아직 갖고 있다)

여기로 정한 건 저 흑임자 인절미가 넘나 맛있다는 평을 들어서이다a


모양은 보시다시피 그냥 그럼..


그치만 유명세+(직접 아는 분의) 맛 찬양에 끌려 정하고

내려가는 날 아침에 배송받음


늦으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더니 

아침 7시에 갖다주셔서 매우 당황했다-.-짱..bb


그리고 꽃집에서 어머님 꽃다발도 하나 맞추고, 

울 엄마가 백화점에서 산 조청 세트도 가져갔다.


아래 사진의 제품인지는 모르겠는데 하튼 저런 구성..

그냥 먹어도 되고 차처럼 타 드셔도 되고?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만 파는 거라서 

그걸 사려고 기차 타고 올라왔다는 옆손님의 투덜거림을 들었다는 거 보면

왠지 이너넷에서 파는 아래 제품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출처: ssg, 예시입니다)


어쨌든 준비한 것들을 들고 날씨랑 상관없이(패딩 노노) 최대한 얌전해보이는 옷을 골라입고 

용과 기차로 내려갔다.



집으로 가서 용 부모님+먼저 내려와 있던 용 동생님과 어색어색 인사 후 

준비해 간 걸 드리고

다 같이 떡을 먹어보고.... 티타임을 가진 후

저녁을 먹었다.

(cf. 인절미는 정말 맛있었다ㅋㅋㅋㅋㅋ영양떡은 그정도는 아니고..

    인절미가 흑색+가루 크리이므로 먹고 나서는 꼭 거울을 보며 이~해보자^_ㅜ)


용 어머님이 음식 솜씨가 좋으시다고는 들었지만

정말 상다리 부러지는 줄!!


세상에 갈비찜과 해물찜이 한 식탁에 올라오다니=_=

직접 만드신 리코타치즈로 만든 샐러드도 있었다..

엄청엄청 뭐가 많았고 다 맛있었다..


돌아와서 내가 감탄했더니 

용은 "원래 손님 오면 그 정도 하는 거 아닌가?" 라고 해서

나의 분노를 샀다.


짜식이 정몽준 같은 소릴 하고 있어..


말이 샜는데, 

그래서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점심) 

다 같이 근처 호수에 놀러갔다가

우리는 다시 기차를 타고 돌아왔다. 


부모님이 매우 좋아보이셨고

직접적인 결혼 얘기가 오가거나 허락을 받은 건 아닌

인사 드리는 가벼운 자리! 라고 생각했으나.....

많이 긴장했는지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나는 완전 뻗었다는ㅠㅠㅠㅠㅠ


용 부모님도 첨 보는 애를 만나느라 불편하셨을텐데

너무 잘해주셔서ㅜ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그 다음주 주말(D-113)에는 우리집에 용이 인사를 왔다. 

이번에는 저녁 - 집 앞에서의 외식 - 집에서의 티타임이라는 전혀 다른 구성^_ㅠ

또 우리집에서는 

결혼을 허락한다! 는 식으로 부모님이 말씀하셔서

역시 한번이라도 얼굴을 봤어서 진도가 빠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2주에 걸쳐 양가 인사를 드리고 다시 소강상태..


용네서 결혼을 허락하시는 것인지 아닌지 가타부타 말씀이 없으셔서 조바심이 났으나

그래 한번 보고 어떻게 아시겠어..라고 마음을 다스렸던 나와 달리


용은 본인이 한다면 하는 것이므로 부모님의 반대는 생각하지도 않고 있었다는..


상당히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남자들이란....


덧)


우리집에 왔을 때, 

우리 엄마가 용에게

부모님은 나를 맘에 들어하시냐, 결혼시키기에 어떻게 생각하시는 것 같냐고 물어봤는데 

적당히 "네 그럼요! 맘에 들어하셨어요" 라고 하면 될 것을..


눈치 없이 "부모님이야~ 제가 결혼한다고 했는데요" 따위의 대답을 해서

나를 매우 열받게 했던 것..


(짜증)


NN님의 기준이 매우 현실적합성이 높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했다는..

그런 이야기. 



끝!












Posted by 조사관1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