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단이란 무엇인가(2)

W 2016. 6. 13. 20:02

지난번에 예단에 대해서 넘나 길게 얘기한 것. 


오늘은 실제적인 준비를 어떻게 했는지 얘기해 봅니다. 




원래 이런 건 남자쪽의 뜻에 무조건 따르는 거라는

우리 부모님의 말씀..


용이 부모님께 여쭤본 결과 

집은 지금 용이 동생과 살고 있는 집으로,

예단은 간소하게(구체적인 건 이러쿵저러쿵)하면 좋겠다고 전해왔다.


그리하여 나는 최종적으로

현금/이불/티타임 세트/예단떡을 준비했는데, 


준비하면서 생각했던 팁? 을 써 본다. 


1. 예단비


현금예단은 네이버에 쳐 보면 드리는 방법이 나와있다.

내용을 적은 한지로 싸고 한지봉투에 넣고 다시 비단봉투에 싸서 드리는 것인데, 


이건 검색해보면 되니 패스....


싸는 종이(?) 나 예단봉투 만드는 건 쉽다.

다음은 그 때 만들었던 종이랑 봉투.



(분홍색 한지는 저에게 남아 있으니 딤섬들은 요청하셔도 좋아요ㅋㅋ)


비단봉투는 한복을 맞추거나 빌리거나 하면 

한복집에서 먼저 예단은 보내셨냐며 주시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네이버에 검색하다 보면

예단비를 5만원권 몇장, 만원권 몇장 등등으로 나눠 드렸다는 글들이 있는데, 


나는 그냥 수표 한장으로..


다음은 그 때 참고했던 글. 

(출처: http://tip.daum.net/question/54061012)




예단비를 보낼 때 수표 여러장이나 수표와 현금 등을 골고루 섞어서

보내시는 분들이 계신데, 왜 그렇게 하는지는 모르지만

아마 받는 쪽에서 사용하기에 편하도록 하기 위함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하지만 예단비란 돈이기 이전에 귀한 예물입니다.

특히 신부에겐 일생에 한번 밖에 없는 귀한 '예물'인 겁니다.

그걸 그냥 돈으로 생각하여 쓰기에 편하도록 잔돈, 큰 돈 골고루 섞어서 드리려고 합니다만

그렇게 하면 안되는 이유가 여러가지가 있지만 간단하게

몇 가지 이유를 들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세어보지 않고도 얼만지를 금방 알 수 있게 한다.


어떤 사람이든 상대방으로부터 돈을 받으면 무의식적으로 세어 보게 됩니다. 더구나 그게 빳빳한 새돈이나 수표라면 손가락에 침을 발라가면서 세어 보게 될 것입니다. 예단비가 비록 돈이긴 하지만 그건 그냥 돈이 아니라 교회에 내는 헌금이나 절에 내는 시주와 마찬가지로 귀한 의미를 지닌 예물인 것입니다. 그걸 마치 무슨 물건값이라도 받은 것처럼 받은 사람앞에서 손가락에 침을 발라가면서 세어본다는 것은 예의가 아니죠. 그렇게 세어보고 만원짜리 한장이 부족하다면? '얘야 만원이 빈다. 더 채워와라' 할 겁니까? 그게 얼마가 되든 세어볼 필요도 없이 그냥 받아 둬야만 됩니다. 그래서 상대방(주로 시어머니)이 세어보지 않고도 금방 알 수 있도록 수표한장으로 끊어다 주는게 좋습니다.


2. 예단비로 준 돈이 그대로 되돌아오지 않게 한다.


요즘 예단비를 받으면 신랑쪽에선 신부쪽에다 봉채비로 예단비에 못미치는 금액으로 보내게 되는데 수표로 여러장을 보내게 되면 신부쪽에서 받은 수표중에서 몇 장을 보낼 수가 있습니다. 보낼 수가 있다기 보다는 실제로 그렇게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아무리 같은 돈이긴 하지만 내쪽에서 보낸 돈(수표)을 다시 되돌려 받는 것은 별로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일단은 신부쪽에서 받은 돈은 고스란히 그대로 받아 두고서 신부쪽에 보낼 돈은 다시 마련하여 보내는 것이 예의이며 상식입니다. 따라서 시댁에서 그런 실수(받은 돈중 되돌려 주는)를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전체 금액을 수표한장으로 끊어서 보내는 것이 좋습니다.


3. 예단으로 준 돈을 바로 남에게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예단비 즉 예단을 보내는 이유는 상대방의 복을 비는 뜻입니다. 즉 예단비에는 신부쪽에서 신랑쪽으로 복을 보내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예단비로 수표여러장에다 현금까지 해서 보내야 한다는 이유는 바로 신랑쪽에서 사용하기 편하게 함일 겁니다. 사용한다는 것은 그게 바로 남의 손으로 가버리게 됩니다. 신랑쪽에서 받는 예단비를 반드시 시부모 또는 시댁식구들의 옷이며 선물구입비로만 쓰여진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렇게 받은 돈으로 아파트 관리비를 낼 수도 있고 밀려있는 카드값 결제에 쓰여질 수도 있습니다. 즉 신부쪽에 보낸 복이 그대로 남의 손으로 넘어간다 이겁니다. 하지만 수표 한장으로 보내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신랑쪽에선 고스란히 은행에다 일단 예금을 해야 됩니다. 그렇게 은행에 예금을 하면 그 수표는 절대로 남의 손에 가지 않고 그대로 은행에 보관이 되는 겁니다. 즉 신부쪽에 보낸 복이 신랑쪽의 금고라고 할 수 있는 은행금고속에 고스란히 보관이 되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예단비는 더욱 수표 한장으로 끊어서 보내야만 됩니다.


이상 3가지 이유만으로도 예단비는 수표한장으로 보내야 한다는 이유가 충분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만원권 한다발과 백만원짜리 수표 여러장으로 해야 한다는 둥 그런 근거나 의미도 없는 말은 믿지 않는게 좋습니다. 만약에 그렇게 해야 한다는 분이 있으면 '왜 그렇게 해야하죠?'라고 한번 물어 보시기 바랍니다. '어? 다들 그렇게 하는거 아냐???' 이런 답변이 나올 확율이 아주 높을 겁니다. 즉 그렇게 해야 되는 이유가 없다는 뜻입니다.




그러하였다.



2. 이불


이불은 원래도 구입처가 다양한 만큼

예단이불도 저는 백화점에서 했지만 

주변은 방산에서 했다는 사람도 있고 다양한 듯.


예단이불은 특히 인터넷에서 유명한 곳들이 몇 군데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난 그런 곳들은 안 가봤으니 패스. 


시어머님의 취향을 여쭤보지만 상품을 직접 보여드리고 사는 것이 아니니

최대한 머리를 짜내어 잘 고르려고 하는 것이 포인트이자 애로점. 

주로 친정엄마(또는 본인)와 가게 점원들이 머리를 싸매게 되는 듯...-.-


약간의 팁? 이라면...


① 사전에 꼭 침대를 쓰시는지 요를 깔고 주무시는지 여쭤보고 (마련해야 할 구성이 다르다. 침대용이 기본으로 나온 건 요는 따로 만들어야 하는 듯)

② 알레르망, 세사 등은 호불호가 나뉠 수 있으므로 주의하고

③ 생각보다 많고 무거울 수 있으므로 예단 들어갈 때 남친 대동은 물론 차를 준비하면 좋다


요 정도?


아! 또 하나, 

나는 어른들의 취향은 비단..? 황금색? 자수? 막 그런 건가 싶었는데

그런건 많이 덮어보셨을테니-.- 그냥 현대적인 무늬과 감촉을 더 선호하신다는 얘기도..


다른 것도 그렇지만 

이불도 예단이라고 하면 으리번쩍하게 포장해줍니다. 

(예단 포장이 따로 있음ㅋㅋ)


사진은 역시 못 찍었네...


(예단 준비로 꽉찬 당시 내 방...할머님들 이불세트까지 있어서 짐이 많다ㅋㅋㅋ

극세사 꽃무늬 이불 그립네ㅜ)


3. 티타임세트


이건 옵션.

우리 엄마가 선물로 보낸다고 따로 준비함. 


매우 사치스러운 느낌으로 예뻤다....

예단이라고 했더니 포장이 넘나 과해서

예단 들어가는 날 온 시댁 식구와 함께 앉아서

상자와 리본과 뽁뽁이들을 푸르는 게 일이었다는..


물론 예단 자체는 못 찍었지만ㅠ

카탈로그를 찍어놓은 게 있어서 기록상 첨부!


(저기 나온 걸 다 한 건 물론 아니다~~~~~~~~~~~~~~골라서 함)


4. 예단떡


예단은 해가 떠 있는 시간에 가야 한다고 하지만

식사 시간은 피해서 가는 게 보통이라


예단을 구경하는 시댁 식구들에게 대접하기 위해서

또는 흉을 보지 말라고 입을 막기 위해서?ㅋㅋㅋㅋ


예단떡을 한다고 한다. 


나는 인사드리러 갈 때 떡 선물을 했던 고로

아예 다른 종류의 떡을 하려고 

찹쌀떡을 했다는....


수험생 때부터 먹었던 잠실 이낙근찹쌀떡!

맛있어용. 냠냠.


신경쓰여서 

추가비용 내고 보자기도 예단용 예쁜 걸로 바꿈.



5. 예단편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썼는데

나중에 물어보니 내 주변에 쓴 사람이 거의 없었다ㅋㅋㅋㅋㅋㅋ

한 10:1정도의 비율..?


열띤 다짐을 보통 쓰게 될텐데

시부모님들이 과연 지키나 보자! 라고 하시면 나중에 곤란해질지도..ㅋㅋㅋㅋ

근데 또 감동하시는 분들도 계시다고 하고..


쓰고 싶으면 쓰면 되는 듯.

자기만족도 있는 것 같고.


난 인터넷에 나오는 세로 손글씨는 가독성이 용납이 안 되어

가로로 썼다...ㅋㅋㅋㅋㅋ


재료는 체크스토리!

http://www.checkstory.com/



6. 그 외


토요일 오후에 단정하게 입고 용과 함께 가서 

인사드리고, 전달드리고, 풀어보며 설명도 드리고....


같이 식사하고 돌아옴. 


결혼준비 중에 가장 큰 일이었던 것 같은데 잘 끝나 다행이었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당시에도 맘에 들어하셨던 것 같고, 

후에는 모르지만 아마 잘 쓰고 계시는 듯?


시댁에 갔을 때 쓰고 계시더라는...


뭘 얼마나 해 갔든 잘 쓰시는 게 중요한 거지. 



오늘은 왠지 용두사미같군ㅋㅋㅋㅋㅋㅋ




끝!





Posted by 조사관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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